無———有
::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 본문
사람은 본인이 경험한 바에 따라 한 가지의 "공식"을 만들고,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될 때면 본인이 과거에 만들어 놓은 "공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상황을 대응한다고 한다. 본인이 겪는 경험은 오롯이 본인의 것으로 같은 상황이라도 사람에 따라 처리하는 방향과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본인의 기준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기 힘들 때 "쟤는 왜저래"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하고, 깎아 내리기도 한다. 이는 다름을 이해하는 것과 다르다. 오히려 나와의 다름을 알아차리고서, 상대방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려고(꺼리는 것) 하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내가 상대방의 것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듯이, 설사 나와 비슷한 인생, 환경에서 자라왔다고 해도 나의 방식을 온전히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은 다양하다. 그들이 살아온 인생이 나와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 나와 동일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마주하고 상황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공존하려고 하는 것. 머리로는 안다. 하지만 막상 상황에 맞닥뜨리면 적용이 잘 안되는 게 문제인 게지.
내가 적은 내용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사이의 마찰이 생기고, 때로는 감정이 상하는 상황까지는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걸 보면, 알고 있는 내용을 내 경우에 적용하는 건 쉽지 않다.
인생은 짧고 사람은 외롭다.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서 사람을 통해서 위로를 얻고자 하고, 짧은 인생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본인과 사고방식이 비슷하고 공통점이 많은 사람과의 교류를 원한다. 회사일로도, 개인적인 일로도 고민하고 걱정할 게 산더미인 데 괜히 불편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기에는 시간도 아깝고 내 감정도 아깝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 있어 내 마인드는 흘러가는 데로 냅두는 것이다. 예전에는 한 사람 한 사람 내가 더 많이 챙기고 연락도 많이 하고 마음도 써야지 내 사람이 되는 줄 알았는데, 짧은 시간 그래도 인생을 살아보니 다 부질 없더라. 지금도 내 마음을 혼란하게 하는 일이 있거나 최대한 내 행복을 해치는 사람 혹은 일이 있다면 인생은 짧고 사람은 외롭다는 말을 새기며 행동하려고 한다. 나는 아직 다름을 이해하고 나와 다른 공식을 가진 사람을 온전히 받아 들이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너와 나의 살아온 환경과 배경에 따른 사고방식(기준점)의 차이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해봤다.
A와 B는 친구 관계이다. A는 배려라고 생각해서 해온 행동들이, B는 매번 기분이 나빴다. B는 A의 행동을 여러차례 참다가 결국 그 행동이 기분이 나쁘다. 라고 A에게 얘기를 한다. 근데 A는 A의 기준에서는 그게 "배려"였다고 말을 한다면, B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것인가? B의 기준에서는 그 행동이 "배려"라고 말하는 게 이해가 안될 뿐더러 오히려 "무례한 행동"이었다라고 생각이 든다면, 이럴 경우에도 너와 나의 다름으로 인한 마찰이니, "아 그럴 수 있지, 너와 나의 생각 차이로 인해 빚어진 감정 마찰이니까, 난 괜찮아" 라고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본인의 감정을 우선으로 살피고 A와의 만남을 줄여야 하는 것일까? (A의 반복되는 행동이 B의 기분을 지속적으로 상하게 하므로).
여기에서 만남을 줄인다는 뜻은 결국 너와의 다른 점이 나에게는 상처가 되고 용납(수용)이 안되니, 이 관계를 적극적으로 이어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어렵다. 나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 나와의 다름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그게 내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선"을 넘는다면 그 얘기가 달라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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