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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은/e. 감성적인 개인공간

기본을 잘 지키는 것

G.lory 2021. 8. 15. 13:55

 

 

기본을 지킨다는 것은 사실 가장 기초적인 것이지만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큰 일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당장에 나에게 보이는 손해가 없기 때문에 순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더욱 괄시하기 쉽고 지키기 어렵다.

 

세상에 잘난 사람은 많다. 근데 그 잘난 사람들도 어느 누구의 곁에 꼭 한명씩은 있을법한 범인이었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이며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지는 룰을 지켰고 꾸준히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작은 것들이 쌓여서 남들이 보기에 뿅하고 잘된 "잘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유튜버 신사임당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스마트스토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오늘 1가지를 시도해보고 내일 또 다른 1가지를 시도해봐서 이게 반응이 있나 저게 반응이 있나를 1년(이었나 2년이었나)을 매일 했다고. 근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안하지 않냐고. 특별한 것은 없다고 했다.

 

사람들은 본인이 기울인 약간의 노력에 대한 결과물이 하루 아침에 뚝딱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결과물이 가시적이게 되는 시기는 다 다르다. 대부분 이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흥미를 잃어버리거나 다른 길로 빠지게 된다. 그 때 신사임당의 얘기를 들으면서 든 생각은 꾸준히 기본적인 작업을 해나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무엇을 하든 그것이 핵심이라는 것. 

 

한 달간 대치동 학원에서 일을 하면서 느낀 바도 비슷하다. 내가 관리한 학생들은 다들 강남의 자사고나 사립고인 명문고를 다니고 있고 집안도 좋고 돈을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부모님의 관리하에 있는 아이들이다. 그래서 나는 모두 다 전교 1등처럼 "열공 열공 남들보다 내가 더 많이 해야지!!"라고 눈에 불을 켜고 공부만 하는 애들인 줄 알았다. 

 

근데 전...혀........

그냥 다들 여느 고등학생과 같다. 공부 안하고 딴짓하고 쉬는 시간만 되면 칼 같이 나가서 핸드폰 하고 몇 번을 깨워도 꾸벅꾸벅 졸고 빨리 집에 가고 싶고 시간 언제 흐르나 기다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옆에서 잠을 자든 딴 짓을 하든 노래를 듣든 한 번도 지각을 안하고, 선생님이 하지 말라는 행동은 하지 않으며 자습실 내의 규칙을 따라가며 9-22시까지 엉덩이를 붙이고 꾸준히 공부하는 아이(A)도 있다. 

 

오늘 자습실 운영의 마지막 날인데,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학생들이 마음이 흐지부지해진 것이 느껴진다. 한 달동안 열심히 했으니 오늘은 안오겠다는 학생, 공부하러 와서도 자습실의 시간표를 지키지 않고 들락날락하는 학생, 점심시간도 아닌데 배고프니 나가서 뭘 사먹겠다고 말한 뒤 아침에 와서 공부는 안하고 놀다만 간 학생 등.

 

하지만 A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학습태도로 공부에 집중한다. 늘 그래왔듯이,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오늘 하루를 해야 할 공부를 하면서.

 

한 달...이지만 주말만 했으니 10일동안 이 일을 하면서 느낀 바가 많다. 이제는 학생의 위치가 아닌 오히려 선생님의 시선에 가까운 위치에서 그들을 바라보니 내 학창시절도 떠올랐고 어린 친구들에게 배울점도 있었다. 

 

나도 2주 뒤에는 다시 열공모드에 들어가야한다. 공부를 쉰지 한 달 반이 지나서 내가 전에는 어떻게 하루종일 앉아 있었는지 기억도 안나고 두렵기도 한데 A의 학습태도를 기억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평소와 같이 하루하루를 기본에 충실하게 공부하면 내년에는 웃고 있으리라.

 

 

가장 어렵고 자기 절제가 강하게 필요한 기본에 충실하는 것. 어제와 똑같은 꾸준함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남들보다 뛰어난 종이 한장의 차이를 만들 것이고 그것이 +1점의 차이를 만든다는 것. 

 

그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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